1992년 육군항공학교에서 회전익 조종 82기로 비행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훈련헬기 기종은 OH-23GT였다.
미국 힐러(Hiller)社에서 만들어진 이 헬기는 왕복기관인 피스톤 엔진이 장착되어 있었고 민간모델은 UH-12E 군용모델은 OH-23G 로 명성을 떨친 훌륭한 기종이다. 육이오(6.25) 한국전쟁에서도 활약을 했고 추억의 미국드라마 매쉬(MASH)에 의무후송에 자주 나온기종이다. 훗날 MD500(OH-6)과 똑같은 터보샤프트 엔진을 장착하여 OH-23GT - T는 Turboshaft의 머릿글자 - 형으로 계량되어 계속 운영되었다.
내가 교육받은 후 일이년인가 더 운영되다가 퇴역한 기종인데 내가 이 기종으로 조종교육을 받았다는 것이 행운이었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새롭게 느낀다. UH-1H 이로코이스 이상으로 향수가 느껴지는 멋진 기종이다.
이제 세월의 흔적과 함께 빛바랜 채 책장에 꽂혀있는 초등훈련때 비행일지를 다시 들여다보니 初心의 향기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잘난 것도 없으면서 조금 더 잘나보인척 했던 일들,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남보다 하나 더 알고있었다는 얄팍한 질투를 떠올리면서, 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했지? 하면서 살짝 웃어보인다.
이제 情들었던 軍門을 떠난지도 만 7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에 여전히 자라고 있었던 큰아들녀석은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이다. 아빠를 닮은건지, 어릴때부터 헬기만 봐서 그런지 아들녀석들은 모두 헬기를 좋아하고 헬기조종사를 꼭 해보려고 한다. 그럴때면 '너네들이 아빠만큼 크면 자가용비행기 타고다닐텐데, 헬기조종하는것 보다 헬기를 만드는게 더 낫지 않을까?' 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하늘을 날고싶은 마음은 애들이나 어른이나 똑같은것 같다.
내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건 '가치'와 '역사'라고 생각한다.
틈틈이 시간을 내서 지나온 나의 경험들을 모두 정리해서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가끔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시뮬레이터를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비행을 하는데, 애들이 너무 즐거워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 허접한 아빠의 비행일지를 보면서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아이들이 아빠의 경험을 통해서 실수를 하나 더 줄이고 발전해가는 것을 기대하면서 정리해보려 한다.
사진과 동영상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위 영상에 나오는 기종은 터보샤프트 엔진을 장착한 UH-12 민간용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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