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나는 80년대 등장했던 비싼 컴퓨터 애플과 역시 90년대에 맥킨토시로 다시 얼굴을 바꾼 비싼 애플처럼 한 때 한 시대를 반짝 풍미하고 관두겠거니 하고 생각을 했었다. 다소 어두우면서 카리스마를 감춘 얼굴의 잡스 회장과 항상 장난기 가득한 게이츠 회장의 게임에서 이번에도 역시 게이츠 회장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뒤에서 야금야금 파이를 키우지 않겠나 하고 말이다.
그런데 화려한 등장과 달리 최근 입지가 약해지고 있는 넷북시장과 형편없는 넷북의 성능과 활용도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넷북은 아톰이라는 두뇌를 가지고 있다. 아톰(Atom), 원자라고 하는데 핵분열이나 핵융합을 연상하게끔 성능이 획기적인 것이 아니라 원자만큼 성능이 미미하다는 뜻으로 전락해버렸다. 일반 작업시 평균 15와트(W) 수준의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배터리만으로 6시간은 너끈히 버틴다고 광고를 했지만 실제 사용기를 보면 국내 S사와 해외 A사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조루배터리라는 악평과 기대이하의 성능으로 입지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D사의 노트북 계열은 비록 별도 부품으로 제공하지만 대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면 9시간도 쓰고 10시간도 쓸 수 있다.
넷북의 15와트 보다 최소 2배 많은 전력을 소모하지만 3~4시간 작동하는 노트북들도 제법 있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은 넷북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실정이다. 넷북이 조금이라도 입지를 유지하면서 생명을 연장하려면 기본배터리 용량이 최소 75와트(W)는 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폰의 등장도 맥킨토시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이 최근 조금씩 궤도를 벗어나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컨텐츠 생산성과 유통시장이다.
나는 아직 아이폰을 직접 써보지 않았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한 컴퓨터 실력과 직감으로 왠만큼은 앞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 그런 통찰력으로 앞을 내다볼 때 아이폰이 MS나 구글, 심비안 그리고 넷북 시장을 철저히 뒤로 따돌릴 수 있는 힘을 몇 가지 정리해보는데 그동안 국내 시장은 하드웨어 제조와 통신 인프라 권력유지에만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IT문화의 꽃이요 열매인 컨텐츠 생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여간 이번에는 아이폰이 적어도 모바일 분야에서는 MS와 구글을 확실히 앞서가며 따돌리고 있다.
나름 똑똑한 개발자와 기술자들이 파이를 잠식당하지 않으려고 무지 무지 노력하는데 방금 내가 컨텐츠가 하드웨어 스펙을 정의하는 세상이라고 하였듯이 컨텐츠 없는 기술경쟁은 경쟁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아이폰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글 쓰는 작가, 음악을 만들어내는 작곡가, 가수, 전문 연주자, 영화감독, 게임PD 등등의 문화컨텐츠를 만들어내는 분야별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합리적 소통의 공간과 시스템을 제공해주었고 그 토대는 지금 이 순간도 탄탄하게 다져지고 있는 상황이다.
집에서 쓰는 PC와 노트북, 넷북의 넓은 화면은 지금 인터넷 문화에서 종종 필요없는 배너가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핵심을 추려내는 힘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음을 간과할 수도 없다.
구글과 MS는 컨텐츠를 담고 쓰는 그릇을 제대로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폰을 이끌어가는 잡스 회장의 카리스마에 점점 기운을 잃어갈 것이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 PDA폰이 많이 있었고 지금도 제법 많은 사용자가 있다. 그런데 왜 뒤에 나온 녀석이 마치 자기가 맨 처음 세상에 먼저 나온것인냥 까불어대면서 영역을 넓히며 성장하고 있는것일까?
컨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앞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려는 목표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누가 포기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무너질 것이다. 아이폰은 이런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다.
2010. 6.16.수 헬기조종사 휴이(hu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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