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월 14일 화요일) 저녁에 책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일찍 도착했는데 담당부서에서 저에게 연락이 늦었던 것 같았습니다. 무척 기다렸는데 말이죠…. ^^ 현재시간 15일 03시, 밤 열시 부터 보기 시작해서 중간에 잠시 다른 일 한 시간빼고 4시간동안 쉬지 않고 다 읽었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고 몇 몇 장면에서는 제가 경험한 비슷한 사례도 있어서 육군항공 현역 조종사시절의 기분이 되살아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투기 조종사로 진출해야 하는데 뜻하지 않았던 헬기조종사로 진출하셨던 과정이었습니다. 대개 고정익 항공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헬기 조종사로 진출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저도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는데 결국 헬기 조종사가 되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해군이나 해병대 전투기 조종사를 원했었죠. 하지만 헬기 조종사로 군생활을 하면서 보니 헬기 조종사로 경험을 해야만 하는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육군 헬기조종사로 말입니다. 육군은 절대 안 가려고 했는데 정말 아이러니 한 일이었죠 ~ ^^
또한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을 모시고 비행하셨던 당시 경험과 10년을 주기로 비행에서 위기상황을 잘 극복하신 이야기 속에 파묻히면서 "역시 사람은 각자 해야 할 일을 타고 난다"는 말이 맞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타고난 사명을 완수해야 하기에 다양한 기회를 접하면서 삶의 완성도를 높여가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장님께서 MBC 인사부에 "이거 다 정해놓고 하는 거 아니냐…"는 전화를 하셨는데 "MBC는 그런 회사가 아닙니다. 실력이 되시면 도전해보세요."라는 답변을 받고 전화통화 내용을 보고 저는 참 놀랐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쩝….
방송사 헬기 조종사가 가장 편한(?) 자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기장님 이야기를 간접 체험하면서 이 생각은 보기 좋게 뒤집어졌습니다. 저도 VIP, 외부화물공수, 산불진화, 특전사/정보부대 지원 등 여러 유형의 임무를 수행해봤지만 방송사 취재 비행임무는 지혜로운 판단을 빈번하게 해야 하는 면에서 볼 때 매우 힘든 Job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특종과 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짜릿함이 바쁘고 고된 임무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는 보람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는 헬기 조종사로서 꼭 한번 도전해볼 만한 Job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종을 잡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자분들과 한 편의 잘 된 드라마를 그려내기 위해 온 몸의 신경을 집중시키는 각 분야의 감독님들(PD)과 같이 특종과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준비를 매일 철저히 하시는 경험의 이야기를 현재 저의 일상에 투영시켜 반성도 해봅니다.
육군항공에서는 "미리 계획하고 준비할 것.", "자기 할 일을 숙지할 것.", "제반 규정을 준수할 것.", "항상 조심할 것." 이라는 비행임구 구호를 매 비행임무 신고를 할 때 복창합니다. 비록 지금은 비행임무와 전혀 관계없는 전산과 교육분야 일을 하고 있지만 공군에서 "Think Ahead" 또 육군항공에서의 구호처럼 하루 하루를 치밀하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기처럼 쓰신 비행일지는 간결하고 감동이 살아있는 문체로 기장님의 삶의 애환과 가족에 대한 사랑, 국가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록 민간인 신분이지만 군 장교출신 조종사가 민간항공 조종사의 대부분(헬기조종사는 군 조종사 출신이 99%)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특수한 현실이라 매 임무수행 때 마다 빈번한 육군 수방사와의 공역협조, 공군 MCRC와 기상대와의 협조와 군 비행장에서 연료보급 지원 등의 대목에서는 "역시 그런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일본이 1992년쯤 부터 민간항공기 보유대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헬기조종사 채용에서도 자위대 출신 헬기 조종사 유출이 심했었다는 기사를 꽤 오래 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그럴 시기를 맞이하게 될 텐데 다양한 경험과 소중한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겨주셨으니 앞으로 헬기 조종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새벽이면 맑은 정신으로 글을 써야 하는데 비몽사몽간에 타이핑으로 생각을 옮기다보니 여러 군데 어색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어여삐 봐주세요 ~ ㅎ^^;;;;
2011.6.15.수 04:06 후배 헬기조종사 휴이 김도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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